몇 가지 '꿈의 자전거'에 대하여 | Parlee, Festka, Pass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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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 평가하기에도 주저할 만큼 멋진

사장1은 한 2개월 전쯤 팔리 Z제로를 타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쯤 맞춘 이 자전거는 단 한 번도 주행하지 않고, 거의 1년 동안 고이 쇼윈도에 박제해 놓았었다. 기껏 타겠다고 산 자전거를 왜 타지 않느냐고 물으니 '보기만 해도 흡족하다'는 어느 누구도 공감하지 못할 말을 했었고, 봉인했던 Z제로를 무슨 바람이 불어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느냐고 물으니 '이제 한번 타봐야겠다'는 두서없는 말을 했었다.
(참고로, 사장2는 알텀프레임 조립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서 클릿 슈즈로 갈아 신고 기다리고 있다가 조립을 마치자마자 '빨리 타고 싶다고 소리 지르며' 자전거를 가지고 뛰어나간 이력이 있다.)

그렇게 Z제로를 1년 동안 눈으로만 음미하다가, 1년 만에 처음으로 타본 사장1에게 어땠느냐고 물으니 '이 자전거에 대해서 내가 좋다고 말하는 것이, 듣는 이에게 너무 당연하게 들릴까 봐 입을 떼기 어렵다'고 했다.
'내 Z제로 프레임에, 휠에, 이것저것 부품까지 합하니 대략 2000만 원 정도가 넘는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하면 나는 눈으로만 음미했던 지난 1년 동안 내 자전거의 가격이 체감이 잘되지 않을 정도로 무뎌졌다. 한 일 년 전에 비싼 돈 주고 산 코트도 몇 번 입고 한 일 년 정도 지나면 가격이 잘 안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이 업계에서 있었던 십여 년의 경력과 어렸을 때 탔던 클래식 자전거를 포함하면 낮은 가격대부터 높고도 높은 가격대까지 참 많은 자전거를 탔었기 때문에, 내가 지불한 가격을 생각하지 않고 아주 냉정하게 '지제로처럼 완벽한 균형은 처음 경험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말에 대해 공감해주는 사람은 사장2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그 가격이면 당연히 좋아야 하는 거 아니야?', '좋으니까 좋겠지...'였다.
정작 돈을 쓴 사람보다 돈을 쓰지 않은 사람이 평가에 더 인색하다는 것을 느꼈고, 사장1조차도 이 멋진 자전거에 대해 입이 아프게 자랑을 하고 싶었으나,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입을 닫았다.

 

1. 값비싼 드림 바이크

이번 포스트는 사이클리스트라는 영국의 한 잡지에서, 파쏘니(Passoni)의 탑포스, 페스카(Festka)의 스칼라토레, 팔리(Parlee)의 Z제로를 드림 바이크(Dream Bike)라는 한 카테고리로 묶어 각각의 테스트 라이딩 리뷰 적은 것을 번역한 것이다.

이 기사에 나온 세 주인공이 리뷰한 세 가지의 자전거 또한 어림잡아 각각 2천만 원대 정도 될 것이다. 주인공들도 그들이 타고 있는 자전거의 가격적인 면에 대해 심각하게 고찰하는 대목이 있을 정도로, 성능과 스펙에 대한 단편적인 리뷰로는 모두의 마음에 침투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는듯해 보였다. 위에서 적었던 조사장의 고민처럼 사람들의 '당연히 좋겠지'라는, 동의하는 듯 동의하지 않는 마음의 철통보안을 뚫을 수 없을 것 같다는 걱정을 이 친구들도 했던 것이다.

최근에 랩에서 Z제로를 맞춘 한 이는 형언할 수 없는, 기분 좋은 퍼포먼스와 제품의 상관관계에 대해, 꽤 깊은 고민을 했다. '이토록 완벽한 느낌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내가 지불한 돈인가, 이 돈이 아깝지 않을 만큼의 우월한 퍼포먼스인가'. 결론은 이이도 드림 바이크를 향해 Z제로로 달려온 것은 맞지만, 그가 지불한 돈에 대해서는 제품이 충분히 보상했다고 여긴다는 것이다.



*하기부터는 기사를 번역하여, 랩구독자들이 몰입하기 좋은 구도로 편집하였습니다.
원문보기 | http://parleecycles.com/wp-content/uploads/2018/09/Dream-Bikes-Cyclist-Magazine.pdf



2. 드림 바이크를, 꿈의 장소에서

2018년 4월 중순, 프랑스 남동 연안의 포트 그리모드(Port Grimaud). 청명한 공기가 느껴졌고, 항구의 물은 유리 판인 듯 투명했고, 하늘은 옅은 파란색이었다. 우리 셋은 생 트로페즈(St. Tropez)에 도착하기 위해서 오전 8시부터 한적한 자전거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는 처음으로 같이 자전거를 탔다. 모두 이런 황홀한 곳에 있다는 것을 잘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꿈같은 분위기라 느꼈다. 상점 쇼윈도에 비친 우리를 보며, 꿈인지 생시인지 구분하곤 했다. 누구라도 이 장소가 주는 느낌에 매료될 수밖에 없는데, 아주 까탈스러운 비평가라고 할지라도 오늘의 테스트 주행기를 적는다면 부정적인 단어 선택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지난 몇 달 동안, 오늘 이 순간을 얼마나 여러 번 생각했는지 모른다. 설사 오늘 날씨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가 떴어도 내 마음을 막지는 못했을 것이다. 오늘은 날씨가 궂어도 그 나름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드니 말이다.



그리고 오늘 주행할 자전거들은 정확히 내가 꿈꾸던 것들이다. 내가 꿈꾸는 자전거는 반드시 가장 빠르거나 가장 가벼울 필요는 없었다. 그리고 더 편안하게 만들어줄 비책 같은 것들이 프레임에 내장되어있을 필요도 없었다.
최고의 기술로 만든 자전거이되, 고사양에 걸맞은 높은 가격이 수반되어도 개의치 않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상은 전통적인 자전거의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에 고급스럽고 아름다워야 하며 정교한 기계여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드림 바이크의 기준이었다.


3.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것들에 대하여

우리가 오늘 주행할 자전거 중 첫 번째는 파쏘니의 탑포스(Top Force)다. 파쏘니는 전반적으로 거의 특징이 없다 싶을 정도로 평범한 것이 특징이다. 아홉 개의 웰딩 메탈 튜빙과 전통적인 다이아몬드 프레임으로 용접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여러분 자신이 원하는 바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면, 그리고 그 기준을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는 지식이 있다면, 파쏘니가 결코 평범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파쏘니는 1989년, 루치아노 파쏘니라는 인물이 만든 브랜드이다. 그가 브랜드를 창립하기 5년 전, 루치아노는 코모 호수의 마돈나 기살로 언덕의 중간에서 우연히 아메리오 리바(Amelio Riva)라 불리는 남자를 만났다. 리바의 자전거는 햇빛 아래에서 마치 크롬으로 도금한 스틸인가 싶을 정도로 반짝였다. 하지만 스틸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그 프레임은 티탄이었다. 리바가 직접 만든 티탄. 루치아노 파쏘니는 그의 티탄 프레임에 앞으로의 비전이 있다고 생각했다. 무척 감동하고 감탄하여, 리바에게 자신을 위해 티탄 프레임 하나를 만들어달라 요청했고, 이 티탄 프레임은 앞으로 사업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그를 설득했다. 하지만 리바는 사업적으로는 시작하지 않겠다고 했고, 파쏘니는 그럼 혼자서라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1989년 처음으로 파쏘니라는 브랜드로 티탄 프레임을 데뷔시켰다. 모델명은 '탑(Top)'이라 정했다. 오늘 주행하는 탑포스는 탑의 직계 자손인 셈이다.

오늘 파쏘니를 라이딩할 사람은 우리 셋 중 여성 라이더인 테레즈. 그녀가 주행하는 탑포스도, 루치아노 파쏘니에게 영감을 주었던 리바의 티탄 프레임이 그러했듯, 아침의 청명한 빛을 받아 일렁인다.
그녀는 생 트로페즈부터 가신(Gassin) 도심으로 진입하기 전까지 언덕을 올랐다. 언덕을 거의 올랐을 때, 그녀는 탑포스가 엄청나게 강성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클라이밍에서는 어느 정도 단단한 것이 좋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쉬이 좋다고 극찬할 수 없을 정도로 그녀에게는 매우 딱딱하게 느껴졌다.


반면, 피터는 이날 팔리 Z제로를 주행했는데, 테레즈와 달리 호평 일색이었다.
팔리도 파쏘니와 같이, 자전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인물이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명으로 걸고 자전거를 만든 케이스이다. 밥 팔리는 미국 메사추세츠에서 카본으로 보트의 선체를 가공했던 경력이 있다. 그 경력으로 1999년, 처음으로 카본 프레임을 만들어서 사람들에게 선보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은 브랜드를 창립하고 3년 후인 2002년이었다. 타일러 해밀튼이 지로 디탈리아에서 낙차 했을 때 프레임이 부서졌는데, 타일러의 프레임이 룩(LOOK) 브랜드의 제품인 줄 알았던 대중에게, 도색만 룩으로 되어있었고 실제로는 팔리의 프레임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이다. (해밀튼의 낙차는 프리휠 결함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 사건 이후, 밥 팔리에게는 그를 미국의 카본 프레임 빌더로서 추앙하고, 숭배, 거의 추종하다시피 하는 팬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오늘 피터가 주행할 팔리의 Z제로 디스크는, 현재 브랜드 '팔리'의 라인업 중 가장 절정에 이르는 기술로 만들어진 프레임이다.

여러분이 원한다면 팔리에서 커스텀 페인팅을 받을 수 있기는 하지만, Z제로는 보통 누드 왁스 타입으로 마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Z제로의 모든 것을 아름답게 여기거나, 카본 중에서도 완벽한 카본 커스텀 프레임으로 꼽히기 때문에 이를 자랑하고 싶은 이들이 많은 것 같다.

Z제로의 튜빙 파이프는 팔리의 미국 본사에서 돌돌 말아서 보관하고 있다. 라이더가 원하는 주행 품질을 그때그때마다 구현하기 위해서이다. (예를 들면 체중이 무거운 라이더는 더 단단하게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곤 하는 것이다.)


Z제로의 튜빙은 튜빙과 튜빙을 연결하는 러그 방식과, 미리 모노코크 방식으로 제작해 놓은 부분을 기존 러그와 연결하기도 하는 하이브리드방식으로 생산한다. (예를 들면 림브레이크 프레임에는 체인스테이의 양 갈래와 리어 드롭아웃 부분이 모노코크이며, 나머지는 사용자가 원하는 길이와 강성의 튜빙을 러그로 결합하고 라미네이트 처리를 한다. 디스크 프레임에는 시트스테이까지 모노코크이다.)

러그와 결합하는 튜빙 부분은 연귀 이음 하여 복잡하게 래핑 후, 각각의 연결부위마다 뚜껑이 있는 몰드 안에 넣고, 열처리를 시작하기 전에 튜빙 속에 주머니를 삽입한다.

팔리가 이렇게 하이브리드방식의 제조를 고집하는 이유는, 튜빙과 러그의 결합으로 개개인이 원하는 주행 특징을 커스텀화할 수 있으면서, 필요한 극소 부분에 모노코크 방식을 사용하여 꼭 필요한 강도와 무게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만족스러운 강성과 순응성은, 각각 튜빙의 연결부위를 어떻게 신중하게 조정하는가에 달려있다.

뭐, 어찌 되었건 피터는 오늘 완벽하게 Z제로에 반했다.


4. 완벽한 균형

가신(Gassin)에서 내려오면서는, 나무로 뒤덮인 도로를 지독히도 빠르게 주파했다. 평평한 해안도로를 달릴 때는 피터가 꽤 높은 속도로 끌었다. 그는 '어썸'이라는 단어를 적어도 네 번 정도 사용했다. 그리고 왜 그가 이토록 감탄했는지 우리에게 이유를 설명했다.

Z제로의 원형 튜빙은 비원형 튜빙보다 강성과 강도에 대해 균일하게 응답한다고 계산할 수 있다. 이러한 모양의 균일성은 프레임에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 유연해질 수 있는지, 어느 정도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게 한다. 특히 내리막에서 프레임의 반응과 움직임을 어느 정도 계산하고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주행할 때 자신감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피터는, 팔리가 Z제로에 무슨 마술을 부린 것 같다고 말했다. 비록 카본 자체가 단단하긴 하나,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달까. 프레임은 강성에 중점을 두고 만들어진 것이 확실하다고 느꼈지만, 카본의 강성에 스틸에서나 느낄법한 탄성이 완벽하게 조화로운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반면에 파쏘니를 주행했던 테레즈는 여전히 파쏘니에게 마음을 내어주지 않았다. 내리막에서는 순조롭게 패이스를 맞출 수 있었지만, 평지에 돌입하고 전속력으로 달리려 하니 속도가 급속도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프레임이 너무 땅땅하다. 그리고 핸들링이 너무 불안하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이제 마이 턴! 피터는 팔리, 테레즈는 파쏘니를 타고, 나는 페스카를 탔다.
페스카의 스칼라토레는 블랙에 블랙이 입혀진 팔리나 은빛의 파쏘니보다, 색감이 일반적이다. 보통의 자전거들이 가질법한 화려한 컬러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주 | 셋의 프레임 중에서 가장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색상이라 말하고 있다.) 라디오 액티브에 가까운 핑크 컬러는 페스카가 올해 지로를 기념하기 위해 선택한 색상이다. 컴포넌트도 다른 두 친구에 비해 독보적이다.

전체 구동계는 스램 이탭이며, 스칼라토레의 프레임 무게가 740g의 가벼운 무게이기 때문에 전체 무게를 줄이는 데에 구동계도 일조할 수 있었다고 생각이 든다.
아 참, 그리고 우리가 오늘 주행한 세 프레임 모두 헨드메이드 프레임이다. 파쏘니는 밀라노에서, 팔리는 메사추세츠에서, 페스카는 프라하에서. 그러니 이 수제작 부분에 대해서는 특별히 어떤 브랜드를 강조해서 이야기하지 않을 예정이다.



페스카 스칼라토레는 전부 스램 그룹셋으로 맞췄지만, 브레이크는 ee브레이크를 선택했다. 이이브레이크는 캐인크릭(CaneCreek)으로부터 투자 받아 만든 원맨 스타트업 회사인 이이사이클웍스(ee cycleworks)의 제품이다. 이 브레이크는 패드가 달린 브레이크 캘리퍼의 한 세트 무게가 200g도 안 된다. 스램 레드보다 60g이 가볍다.
하지만 페스카의 전체 무게를 가장 많이 감량시킨 부분은 구동계보다도 안장과 휠이라고 생각된다. 풀카본인 셀레 이탈리아 C59 안장은 겨우 63g밖에 되지 않는다. 라이트웨이트(Lightweight)의 깁펠스트럼(Gipfelsturm) 휠은 고작 1,015g이다. 이 두 제품의 무게를 보고 있자면 비현실적인 부품이라고 여겨진다. 종잇장처럼 얇은 안장부터 카본으로 되어있는 스포크까지. 하지만 둘 다 사용하기에 지장 없을 만큼 튼튼하다. 안장은 라이더 체중 90kg까지 견디고, 휠은 110kg까지 지원한다.

어쨌든 이 조합은 페스카의 전체 무게를 5.6kg로 만든 주역이다. 수퍼 클라임 머신! 게다가 매우 가볍기 때문에 마치 내가 드래그 레이서가 된 것처럼 가속하게 만든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점도 있다.


5. 몇 가지 단점과 몇 가지 세련된 부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휴가 때 자전거로 어디를 갈 거냐고 물으면 보통은 클라이밍을 위해 알프스산맥을 간다. 하지만 프랑스의 리비에라(세계에서 유명한 해변 휴양지 중 하나)에도 클라이밍 하기에 좋은 황홀한 곳이 있다. 물론, 인정한다. 리비에라에는 알프스 듀에즈처럼 가파르거나, 몽방투처럼 길고 긴 언덕이 이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이번 테스트 주행을 정기적으로 꽤 오랫동안 할 수 있었던 좋은 오르막과 평지가 충분히 많았다.

우리는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도 서로 자전거를 바꿔탈 수 있는 충분한 구간이 있었다. 나는 피터가 왜 그리 팔리에 대해 호들갑이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에 피터와 자전거를 바꿔탔다. 그는 내가 탔던 페스카를 탔고.
우리 둘은 언덕에서, 페스카가 팔리를 앞지르는 것에 동의했다. 하지만 이것은 팔리가 업힐에 약하고 페스카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는 팔리 또한 훌륭한 업힐 프레임이라고 묘사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사실은 페스카가 무게 대비 강성이 뛰어났다는 것이다. 그 가벼운 무게에도 충분한 강성이 수반되니 업힐에서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하지만 다운힐에서는 판도가 바뀌었다. (여러분이 주행할 때는 이 과정에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겠다.) 페스카도 라인을 잡고 거친 노면에서도 가벼운 무게 때문에 프레임이 날리는 일 없이 잘 주행할 수 있었지만, 페스카는 주어진 코스를 잘 수행한 얌전한 모범생 같았다면, 팔리는 아예 그 다운힐 코스를 프레임 스스로 다시 정의해버리는, 천재성을 보여주었다.
팔리는 어려운 코너를 쉽게 주파할 수 있었고, 디스크 브레이크 덕분에 빠르고 급격하게 제동을 해도 놀라울 정도로 믿음직스럽게 멈춰주었다.

만약 페스카와 팔리가 오늘의 저녁 초대 손님이라면, 페스카는 딱 저녁 9시까지만 술을 마시는 타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간 동안에는 미친 듯이 놀아제끼는 타입. 반면 팔리는 새벽 3시가 되어도 한 손에는 스카치 한 잔을 들고 멀쩡하게 '아직 아침이 오려면 멀었으니 즐기자'라고 말하는 타입이다.
그럼 파쏘니는? 테레즈가 말하길, 파쏘니는 '나는 내일 아침에 중요한 레이스가 있기 때문에 저녁 10시에는 자야 하니, 오늘은 탄산수만 마실게'라고 말할 거라고 그녀가 덧붙였다.


7. 우리 드림 바이크의 가격에 대하여

이렇게 우리는 생 트로페즈에서 리비에라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문뜩 우리는 이 휴양지가, 우리가 타고 있는 드림 바이크의 가격이 저렴하게 보일 수 있는 지구상의 몇 안 되는 장소라고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곳에서 어떤 젠틀맨이 하룻밤 묵은 비용은 15억 정도였다고 한다.

주행을 마치고 셋이 커피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자전거와 가치, 돈의 상관관계에 대한 대화가 이어졌다.
드림 바이크. 숭고하고 장엄한 라이딩을 가능케하며, 모든 특성은 극대화되어있고, 미치도록 아름답기까지 하다. 이것이 우리가 그려왔던 꿈속의 자전거인데, 실제로 타고 있기도 하다. 유토피아의 물건을 현실로 데려왔으니, 가격을 무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David V Herilhy의 'Bicycle: The History'라는 책의 한 구절을 빌리자면,
최초의 자전거라 불리는 페달 없는 자전거(Laufmaschine)가 생겨난 이유가 무엇일까? 이 라우프머신을 만든 독일의 부호 칼(Karl Von Drais)은 1696년, 프랑스의 수학자였던 자크(Jacques Ozanam)가 '사람은 말(馬)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운전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어디를 가도 즐거워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해답을 내고 싶어서 자전거를 만든 것이다.

책의 저자인 에리히(Herilhy)가 말하길, 20세기 초반까지 최초의 라우프머신은 터무니없이 비쌌고, 오늘날 우리가 이용하는 보통의 자전거 형태를 구입할 수 있게 됐을 때는 당시 월평균 급여의 세 배 정도의 금액이었다고 한다.

나는 이 사실을 지금 우리가 타고 있는 자전거 가격에 대해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로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절을 옮긴 이유는, 아주 오랜 역사 속에서 사람들은 자전거에서 경제적인 돈의 가치를 초월하여 큰 가치를 두었다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일반적인 단순한 자전거를 탔다면 앞서 계속 묘사했던 황홀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는 나 또한 금액이라는 부분에서 쉽게 도망칠 수 없다. 대부분의 일반 사람들처럼 나 또한 자전거의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드림 바이크를 금액과 상관없이 살 수 있다면... 나는 페스카의 생산 시설이 문을 열기도 전에, 들어가려고 기다리는 대기 행렬 중의 한 사람이었을 테고, 피터는 팔리 본사 앞마당에 텐트 치고 캠핑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테레즈? 그녀는 파쏘니가 충분히 좋은 자전거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이번에는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싶단다. 


8. 우리가 주행한 자전거 디테일

Festka Scalatore

체코의 수퍼 라이트, 수퍼 클라이머 프레임이다.

모델명 | Festka Scalatore
그룹셋 | Sram eTap
기어 | 52/36t, 11-28t
휠셋 | Lightweight Gipfelsturm tubular
타이어 | Tufo Elite Ride tubular 23mm
컴포넌트 | 3T Superleggera Team Stealth bars, 3T Arx LTD stem, Festka seat topper, Selle Italia C59 saddle
무게 | 5.67kg (56cm)
가격 | 오늘의 제품은 대략 1800만 원, 프레임셋만 대략 990만 원


James's summary:

스칼라토레의 가벼운 무게는 주행 느낌의 모든 면에서 영향을 끼쳤다. 우선 그 무게 때문에 주행 상황에서 프레임의 느낌이 다양 각색으로 빠르게 변했다. 하지만 나는 이 가벼운 무게가 페스카 프레임만 가볍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프레임은 740g이고, 휠 또한 1015g으로 많이 가벼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충분히 강력하게 스프린트를 칠 수 있었고, 재빠른 핸들링, 덩실덩실 움직이는 프레임의 독특한 느낌으로 인해 프레임을 사랑하게 됐다.
엄청 단단한 휠을 엄청 가볍고 단단한 프레임에 꽂으니 균형이 참 좋았다. 나는 지독한 현실주의자라서 허무맹랑한 꿈은 잘 꾸지 않는 편이지만, 이 자전거를 타면서는 문뜩 내가 퀸타나가 된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스칼라토레가 만든 환상을 즐겼다고나 할까.



하지만 아주 완벽하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가끔, 아주 조금씩 완벽하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 라이트웨이트 휠은 사랑스러웠지만, 튜블러이기 때문에 이 휠을 가지고 멀리, 다양하게 사용하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아마 여러분도 이에 동의할 것이다. 그리고 스칼라토레의 내리막 특성이 모두에게 다 환영받는 주행 느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나는 이번 테스트에서 느꼈던 다운힐 느낌을 좋아했다. 하지만 구불구불한 도로에서는 약간 불안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탑-엔드 레이스 바이크의 모든 부분에서 단지 이 작은 하나의 불안함을 느꼈을 뿐이기에, 페스카에게 '너 참 멋지게 일 잘해줬다'고 입이 마르게 칭찬해도 모자란다고 생각한다.



Passoni Top Force

모델명 |  Passoni Top Force
그룹셋 | Campagnolo Super Record EPS
기어 | 52/36t, 12-27t
휠셋 | Passoni P44CC
타이어 | Vittoria Corsa G+ 25mm
컴포넌트 | Cinelli Neo Morphe bars, Cinelli Neos stem, Passoni titanium seatpost, Selle Italia SLR Kit Carbonio saddle
무게 | 7.59kg (53cm)
가격 | 오늘의 제품은 대략 2200만 원, 프레임셋만 대략 1200만 원 

Therese's summary:

파쏘니를 라이딩 퍼포먼스와 깊이 연관 지어서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내가 파쏘니에서 중점적으로 지켜봤던 부분은, 파쏘니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보다 어떻게 보이는지였다.
기교가 넘치고, 클래식하고, 영원불멸의 소재라는 표현은 진부하지만, 파쏘니라는 자전거가 이런 여러 가지 진부한 표현들을 태어나게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에는 부정할 수가 없다.
포크, 스템, 핸들바, 케이지의 카본 부품은 유광 다크 블루로 마감 처리하여, 절제된 방식으로 아름답게 빛에 반사되어 표현되었다.

티탄 튜빙은 스무스 웰드 처리되어 내가 그동안 본 튜빙 마감과는 다르게 매끈했다. 나는 앞 브레이크 케이블에 들어있는 이탈리안 국기 같은 작은 디테일이 참 좋았다. 이런 작은 것은 꼭 필수적인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획일적인 자전거에서 나만의 개성을 살리기에는 멋진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이 프레임은 작은 사이즈(53cm)이기도 했고, 작은 사이즈의 튜빙은 짧기 때문에 땅딸막한 튜빙으로 인해 주행감이 딱딱하지는 않을까 생각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못 탈 만큼 단단하지는 않았다. 파쏘니가 레이싱에 부적합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나는 이 비싼 자전거로 무지막지한 레이스를 하는 것보다는, 느긋하고 편안하게 여유로운 라이딩을 선호할 것 같다. 편안한 일요일 낮 시간대에 어울리는 부드러운 세단 같은 자전거랄까.

그래서 나는 조금 혼란스러웠다. 파쏘니는 소유하고 싶은 멋진 자전거 인건 맞지만, 이 자전거를 언제, 어디서 타야지만 가장 만끽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 파쏘니 역시 핸드메이드 커스텀 빌딩이다. 그럼 파쏘니에도 튜빙을 조정해서 더 편안하게 할 수 있든지, 아니면 28mm 타이어를 꽂을 충분한 클리어런스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었으면 한다.



PARLEE Z-Zero

팔리가 미국에서 직접 제작하는 플래그쉽 모델

모델명 | Parlee Z-Zero Disc
그룹셋 | Sram eTap Hydro
기어 | 50/34t, 11-28t
휠셋 | DT Swiss ERC 1100 Dicut
타이어 | Vittoria Corsa Speed tubeless 25mm
컴포넌트 | Parlee bars, stem, seatpost, Fizik Arione saddle
무게 | 7.27kg
가격 | 오늘의 제품은 대략 2000만 원, 프레임셋만 대략 1000만 원


Peter's summary:

Z제로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놀랍도록 잘 조합한 것이다. 나는 평지에서는 크루저에 올라탄 듯 착각을 했다. 그리고 해변으로 내려오는 다운힐에서는 레이스 본능을 깨워줄 만큼 거침없이 내리막을 정복했다.

손이 마비될 것 같은 노면의 진동이나, 프레임에서 느껴질법한 작은 진동들이 잘 느껴지지 않으면서 오로지 타이어의 훌륭한 그립감만 잘 전달되었다. 핸들링은 내가 정확하게 필요한 순간에 엄격하게 날카로우면서도 안정적으로 지지해줬다.
나는 이번 여행 말고도 꽤 자주, 몇 년 동안 이 리비에라 지역에서 자전거를 탔었다. 하지만 이번처럼 충만한 자신감으로, 그리고 이렇게 높은 속도로 이 지역을 라이딩 한 것은 처음이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점은 팔리의 핸들바다. 이 핸들바는 이상하게 넓게 느껴지고, 내가 선호하는 것보다 가느다랗게 쥐어진다. 그리고 타이어도 단점 중 하나였다. 비토리아가 훌륭한 타이어긴 했지만, Z제로의 타이어 클리어런스는 더 넓기 때문에, 내가 다시 이 시간을 즐길 수 있다면, 무조건 28mm를 꼈을 것이다. 더 나은 그립감과 코너링을 위해서.

Z제로의 장점으로 추가하고픈 한 가지는 32mm 타이어까지 꽂을 수 있는 클리어런스다. 이는 매끈한 도로부터 그래블 로드까지 다 대항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Z제로를 주행하면서, 이 프레임이라면 오프로드도 충분히 섭렵할 수 있을 것 같은 강력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비록, 이 자전거가 미친 듯이 고가이긴 하지만, (이 비싼 자전거로 그래블을 나갈 수 있을 만큼 용감하지 않음에도) 이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오늘은 정말 멋진 라이딩이었다.



Parlee Z-Zero Disc


0. Han's summary:

이왕 커스텀으로 들어가는 거이니, 멋진 컨셉으로 페인팅을 하자고 제안했다가, '아름다운 사람은 흰 티에 청바지만 입어도 예쁘다. Z제로에 그렇게 치장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충분히 그 자태가 예쁘다'라고 반박했던 한 이가 있다. 그의 소신으로 가장 담백한 디자인의 프레임을 뽑아내었는데, 공교롭게도 오늘 리뷰한 기사 속의 Z제로와 컴포넌트 구성만 빼고 아예 똑같았다. 하하-

그는 소비에 능한 사람이었다. ('소비에 능하다'는 것은 높은 가격을 지불한다는 말이 아니다.)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했고, 선택한 부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배움을 갈구했다. 그의 Z제로 프레임이 제작, 배송되는 동안 몇 번의 우여곡절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모두의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으로 앞장서서 기다려준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

랩은 '그가 이 취미의 엔딩 자전거를 너무 일찍 장만한 것이 아닌가. 여러 가지를 경험해보면 더 즐겁지 않았을까'라고 염려했던 부분도 있었으나, 한편으론 일생일대의 연분은 일찍 만날수록 좋으니 이것 또한 그의 복이라고 여긴다. :)


Brand | PARLEE
Model | Z-ZERO DISC
Seatpost | PARLEE
Saddle | Fabric Scoop Ultimate Carbon
Stem | PARLEE
Bar | PARLEE
Bartape | Bike Ribbon Black Alloy
Bottle cages | Parlee-Arundel
Front derailleur | Shimano Dura-Ace Di2
Rear derailleur | Shimano Dura-Ace Di2
Crankset | Shimano Dura-Ace Powermeter
Bottom Bracket | Ceramicspeed
Chain | Shimano Dura-Ace
Shifters | Shimano Dura-Ace Di2 Hydraulic
Cassette | Shimano Dura-Ace
Wheels | Bontrager Aeolus XXX 2 TLR Disc
Tires | Pirelli P-Zero



Parlee Z-Zero Disc



Z제로 문양은 빛 받으면 반사되는 리플렉트



Z제로 문양은 빛 받으면 반사되는 리플렉트



변한 듯 안 변한 듯


Parlee Z-Zero Disc



Parlee Z-Zero Disc



ST-R9170



Fabric Scoop Ultimate Carbon



RD-R9150



모노코크 시트스테이



러그부분은 3K격자



Arundel-Parlee Cage



Parlee Stem and Handlebar



RD-R9150



디스크 액슬 삽입 반대편



라미네이트 러그 접합



라미네이트 러그 접합



Carbonice Chain Catcher



FC-R9100-P



Bike Ribbon Bartape



Carbonice Headcap



K-Edge Di2 Junction Holder



Handmade in USA



Di2 전용 프레임 | 유압브레이크호스와 구동계 전선을 합쳐서 마감



Ceramicspeed Bottom Bracket Bearings



Bontrager Aeolus XXX 2 TLR Disc



바이크리본 알로이 블랙 바테이프



타이어 클리어런스 최대 32mm까지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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