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돈 SLR을 설계한 트렉 디자인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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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들어가며

출시와 동시에 큰 애정을 받고 있는 제품이기에, 트렉과 마돈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참새라면 굵직굵직한 변화는 이미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을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한 그렇게 제품 사양을 바꾸면서 어떻게 퍼포먼스가 향상되었는지는 많은 그래프로 줄줄 꿰고 있는 이들도 있겠죠.

어느 한 웹진에서 이번 마돈SLR을 디자인한, 트렉의 산업디자이너 Jon Russell을 인터뷰했습니다. 이 친구의 입에서 듣는 이야기는 '17% 순응성 향상'이 아니라 '어째서 그렇게나 아이소스피드를 부드럽게 만들 수 있었는지'였으며, '왜 플레어 후미등을 안장 밑으로 숨기려 노력했는지 (또는 집착했는지) 같은, 뒷이야기였습니다.

다소 짧은 인터뷰지만, 마돈SLR의 결과물로만 이야기하는 여러 매체의 기사에 심신이 지친 참새들을 충분히 위로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의역을 듬뿍 담아) 옮깁니다.


원문보기 | https://www.core77.com/posts/79436/The-design-story-behind-the-2019-Trek-Madone-SLR



Jon Russell
Industrial Designer at Trek Bicycle Corporation
Madison, WI


안녕하세요, 저는 존 러셀이라 합니다. 대학은 운송수단 디자인을 전공했고, 이후 BMW 모토라드 산업디자이너로 인턴을 지냈습니다. 현재는 트렉의 제품군 중 '로드와 스피드' 분야의 산업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마돈SLR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었던 만큼, 출시 후 단 3개월밖에 경과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마돈SLR에 대해 알리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이는 출시와 동시에 사방에서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를 받아내면서 속속들이 파헤쳐 졌다는 의미와 동시에 마돈SLR을 정식 출시하기 전부터 무성한 여러 소문 속에 얼리어답터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는 의미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트렉이 마돈9를 출시했던 해는 몇 년도일까요? 바로 2016년입니다.
그럼, 우리가 언제부터 마돈SLR을 준비했을까요? 그것 또한 2016년도입니다. 대부분의 업계가 그러하듯, 현실에 안주하다가는 누군가에게 잡혀먹힐지도 모르기 때문에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과 동시에 그것을 뛰어넘을 제품을 개발하는 작업도 동시에 착수하죠.

마돈9가 세계를 강타하자마자, 디자인팀과 엔지니어링 팀은 후속 모델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2019년, 디스크 브레이크와 림브레이크 모두 가능한 마돈SLR을 출시했습니다. 기존 마돈보다 더욱 공기역학적인 면모를 갖추었으며, 몇 가지 업데이트로, 일종의 마돈9 개정판을 출시한 셈입니다.



아이디어 회의 중 : 자자- 마돈9에 대해 조금이라도 바꿨으면 하는 것을 포스트잇으로 붙이세요.



각 부위에 개선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을 붙여보시오.


2019 마돈 SLR을 개발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는 2016 마돈에서 어느 부분도 빼놓지 않고 모든 영역에서 개선하고 싶은 것을 포스트잇으로 붙이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 포스트잇 회의 이전에는 새로운 마돈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목표 수립을 했죠. 우리의 목표는 '라이더에게 더욱 정제된, 세련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또한, 우리가 발전시켜야 할 사항이 자전거의 기능적인 면이든, 주행 품질이든, 심미적인 외관이든, 현재의 성공적인 마돈9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초기 디자인 미팅을 시작한 이후, 거의 1년 동안은 이론적인 계획만 수립했습니다. 리서치, 브레인스토밍, 개념화(conceptualizing), 프로토타입 제작, 모델링, 분석... 이것이 모두 이론 계획에 수반되는 일입니다.
아이디어 가짓수만 세어보면, 수백 가지였습니다. 이 미친듯한 많은 아이디어를 전부 개념화를 했고, 그 개념을 여러 가지 수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깁니다. 이 단계를 거치면 다시 한번 재미있는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이 단계에서는 더욱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이 나오기도 하고, 기존에 생각지 못했던 방향으로 생각들을 뭉치거나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쉽고 재미있습니다. 겉에서 보기에는 숫자가 가득한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것 같겠지만, 실무자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기분이랄까요. 정말 복잡하고 어려운 것은 이다음부터입니다.

아이디어를 결합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이론적으로 엉키고 꼬인 부분을 풀어내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다듬어진 것을 경영진에게 승인받는 일도 꽤 어려운 부분에 속합니다. 그리고 테스트를 해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를 수백 번. 이것 또한 어렵고도 어렵고도 어려운 부분에 속합니다.




리서치와 브레인스토밍을 바탕으로 러셀이 스케치한 아이디어


마돈은 퍼포먼스와 기술, 디자인 측면에서 최첨단을 대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마돈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아닌, 자동차나 우주항공, 가구, 건축에서부터 영감을 받는 편입니다. 바람이 주행 중에 퍼지는 형상을 고려하고, 각각의 비율을 제스처로 표현하는 일, 특히 이전 마돈을 크게 변형시키지 않으면서 우리 트렉의 브랜드 언어를 구사하는 일이 주를 이룹니다.

우리가 마돈 SLR을 개발하기 위해 생각해낸 아이디어의 대부분이 상용화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버리지는 않습니다. 트렉의 미래를 위해 잘 보관하고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단계와 설계 단계에서 바꾸고자 하는 부분을 빠르게 대입하고, 반복할 수 있기 때문에, 폴리고널 모델링을 사용합니다. 폴리고널의 유동성 덕분에 하루에 100번 이상의 미세한 조정을 할 수 있으며, 모양에 만족할 때까지 디자인을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폴리고널은 점토 모델링이 가지는 이점과 유사합니다. 점토 모델링을 디지털로 재현했다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러셀은 이 잡지가 산업디자이너들을 위한 채널이기 때문에 산디 독자들을 고려하여 전문지식을 전달하고 공감을 얻으려 한다.)




레이스 바이크에서 공기역학은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프레임을 구성하는 조각 하나하나가 팀에게는 도전 과제가 되는 것이죠. 위의 이미지에서 붉은 선은 트렉이 마돈을 설명할 때 캄테일 버추얼 포일 (이하 'KVF')이라 이야기하는 부분을 나타냅니다. KVF는 공기역학 프로파일에 맞춰 독특하게 잘라내죠. 이것은 전체적으로 에어포일에서 큰 이점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조금 더 구조적인 형태에서도 효율적인 이점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마돈의 산업디자이너로서 KVF를 설명하고 싶은 부분은, 후미 가장자리의 두 모서리입니다.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할 뿐만 아니라, 튜빙의 교차지점을 공기역학적으로 극대화한 것이죠. 위 사진의 오른쪽처럼 포크의 모서리를 다운튜브로 집어넣으면 공기 흐름을 향상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트렉 브랜드의 시그니처인 '브로우brow' 특징과도 잘 어울리고, 헤드튜브부터 포크 드롭아웃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기도 합니다.




같은 조각도 프레임 색상과 주변 환경에 따라 다른 느낌을 만들어낸다.


또한 대부분의 에어로 바이크는 표면이 넓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빛과 반사가 표면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제어하는 것이 프레임의 컬러와 마감에 관련하여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무광택(matt) 페인트는 마돈을 하나의 조각으로 보여주는 반면, 유광택(gloss) 페인트는 면적이 넓은 표면 덕분에 주변의 빛 환경을 강렬하게 반영하게 됩니다.

보통 다른 브랜드는, 완성차의 색상을 처음부터 지정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제품이 돋보이는 색상을, 디자이너가 제품 출시 이전부터 선택할 수 있지만, 트렉은 '프로젝트원'이라는 시스템으로 라이더가 원하는 색상을 직접 선택하기 때문에, 고객이 어떤 컬러와 마감을 선택하든 상관없이 페인트와 그래픽이 완벽하게 마돈과 어우러질 수 있는지도 생각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돈을 디자인할 때, 그래픽 디자이너인 Micah Moran과 매우 가깝게 붙어서 일했습니다.

이는 색상 선택으로 제품의 선과 면을 숨기거나 과장시킬 수 없었다는 점을 말합니다. 컬러와 유무광 마감과는 관계없이 제품이 완벽해야 했죠.




R&D 과정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 트렉의 엔지니어들은 풀 카본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가지고 또다시 분석하고 테스트를 하죠. 이러한 풀카본 프로토타입은 트렉이 R&D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최종적인 디자인에 돌입하기 이전에, 모든 부속 하나하나 맞춤형 금형을 만들며,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최종적으로 나온 디자인은 2016년 제품에서 몇 가지를 개선한 것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를 손보았음에도 전반적인 퍼포먼스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첫 번째 개선은 '통합형 콕핏'입니다. 핸들바의 수평과 드랍 부분 모두에서 인체공학적으로 발전시켰습니다. 핸들바의 수평 부분에 손을 얹어 놓으면 예전보다 더욱 자연스럽고 편안한 포지션을 취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드랍부분을 잡아 에어로 자세를 취할 때도, 팔을 안으로 잡아당기는 자세에서 예전보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수평에서 변속레버의 후드로 위치를 바꿀 때도 손목의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지도록 고안하였습니다.




탑튜브의 조절 가능한 아이소스피드는 라이더 스스로 순응성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입니다. 그리고 마돈 SLR에서는 아이소스피드를 가장 부드러운 상태로 세팅한다고 하더라도, 엘라스토머가 출렁대지 않는 것이 장점입니다.
보통 댐퍼 기술은 유연하게 움직이는 튜빙을 제어하기 위해 엘라스토머를 사용합니다. 엘라스토머를 사용하는 것은 아주 익숙한 방식이죠. 하지만 이 댐퍼를 사용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너무 부드럽게 아이소스피드를 세팅할 경우, 마치 스프링처럼 압축된 에너지가, 복원되며 솟구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주 부드럽게 설정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돈SLR은 댐퍼를 적용하면서 리바운드 에너지가 서서히 복원되도록 했기 때문에 기존의 아이소스피드보다 더욱 부드럽게 세팅을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요약하자면, 마돈9의 아이소스피드도 마음만 먹으면 더 부드럽게도 만들 수는 있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 탄성이 복원되려 할 때 더 큰 반동을 만들기 때문에 그렇게 제작하지 않았던 것이죠. 댐퍼를 도입하면서, 용수철처럼 압축된 에너지가 복원되면서 발생하는 반동을 잡아줄 수 있었기 때문에 아이소스피드의 순응성을 올릴 수 있었던 것입니다.




새로운 마돈의 시트포스트 디자인은 프레임 안으로 시트클램프를 통합시켰습니다. 이로써 유선형 디자인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시트포스트와 프레임을 같은 페인트로 칠할 수 있도록, 일체감을 향상시켰습니다. 시트포스트와 프레임이 같은 색상이기 때문에 오직 나만을 위해 만든 자전거, 일종의 커스텀 바이크 같은 느낌을 모든 마돈 SLR 유저가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죠.

또한 본트래거의 플래어 후미등은 마운트를 마돈 전용으로 따로 만들었습니다. 공구 없이도 장착할 수 있는 클립 형태이며, 라이트도 마치 자전거에 딸린 부속처럼 느낄 수 있도록 일체감을 중요시하였습니다.
마돈9에서는 기존의 플레어 후미등을 거추장스러운 고무밴드를 쓰지 않고 거치하는 데에 집중했다면, 이번 신형 마돈에서는 애초에 자전거에 라이트가 삽입된 느낌을 주는 것이 포인트였죠.

트렉은 Always on / Bimotion / Contrast 안전 라이딩 캠페인을 브랜드의 주운동으로 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이더가 안전하게 라이딩할 수 있기를 바라는 트렉의 정신을 마돈에 반영하여, 후미등을 자전거의 설계와 연관시켜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후미등을 장착하려면 어디든 장착할 수 있겠으나, 아무렇게나 거치한 후미등으로 인해서 자전거의 매끄러운 형태가 손상되지 않았으면 했던 것이죠.




트렉은 이제 로드에서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선호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림브레이크를 선호하는 라이더도 있으니, 두 가지 옵션 모두 선택할 수 있게 설계하였습니다. 완전히 다른 두 가지 브레이크 시스템을 통합형으로 최적화하여 설계하는 것 자체가 우리 팀 모두에게 매우 도전적인 과제였습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우리는 궁극의 레이스 바이크라 부릅니다.




0. 옮김을 마치며

이상하게도 마돈을 구입하는 참새들을 보면, 에몬다나 도마니를 구입하는 이들과는 많이 달랐다.
에몬다나 도마니는 대부분 충분히 상황을 계산하고 고민한 끝에 구입하는 반면, 마돈은 첫눈에 반해서, 입안에 고백하고픈 마음이 가득 차올라 더 이상 마음에 담아두지 못할 지경이 되어서 방앗간의 문을 두드린다. 지금까지 단 한 사람도 예외가 없었다. 에어로바이크이니 생각보다 무게가 나갈 것이고, 정비 보는 데에 있어 사람을 조금 가리게 될지도 모르며, 언덕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으름장을 놓아도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을 감행하는 불꽃 사랑을 보여주었다.
반대로, 이렇게 콩깍지가 씌어서 오지 않는 참새들에게 랩주인이, 마돈은 평지에서 마돈을 타지 않는 그 누구보다 빨리 달릴 수 있을 것이며, 다운힐에서는 땅에 붙어서 가는 안정감을 가지게 될 것이라 아무리 꼬드겨도, 중매에 성공하지 못하는 마담뚜가 되기 십상이었고.

아마도 마돈은 사랑으로 치자면, 이상형에 가까운 사람이 아닐까 싶다. (미캐닉조의 이상형이 이나영이었던 것처럼. 하하)
마돈은 자전거에서 자전거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자전거의 자전거이기 때문에, 마돈이 아니면 안 되는 누군가도 있고, 꼭 지금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한 번쯤은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겠다 싶었다.

자 그럼, 아래 사진은 첫눈에 마돈에 반한 상진의 마돈SLR9 디스크!




MADONE SLR 9 DISC PROJECT ONE



MADONE SLR 9 DISC PROJECT ONE



MADONE SLR 9 DISC PROJECT ONE



MADONE SLR 9 DISC PROJECT ONE



ST-R9170



ST-R9170



MADONE Handlebar and Stem



Bontrager Blendr System



Black and Sunburst



Montrose Pro



본트래거 몬트로스 프로



Sunburst Color



주황, 갈색, 보라를 넘나드는 색상



각도에 따라 완전히 주황색으로도 변하고



붉은빛에서 보라빛으로 탈바꿈도 하는 오묘한 색



FC-R9100



RD-R9150



FD-R9150



Bontrager Aeolus XXX 6 TLR



700 OCLV



Madone Control 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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