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OC PHAM : NIGHT, 단족 vs. 여러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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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꼭 우연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의도했던 것도 아닌 두 사람

올해 4월말쯤 랩에 QUOC PHAM 브랜드의 NIGHT라는 슈즈를 새로 들였다. 물건 바잉하는 것을 좋아하는 조사장이 우리 고객들에게 잘 어울릴 신발이라며, 당시 아직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던 브랜드의 신상 소식을 듣고 쾌재를 부르며 랩에 들였더랬다. 입고시키고 지금까지 한 달 지났는데, 그 사이에 여섯 족 정도 판매되었다.
여섯 사람 중에 특색이 매우 다른 둘에게 충분히 의도적으로 접근해서 같이 사진을 찍게 했는데 이 둘의 슈즈 프로필을 요약하자면 대략 이렇다.

성주는 랩이 알고 있기로 슈즈가 세 족 정도 있다. 자전거를 잘 타고 싶은 마음 외에도 다방면에 관심이 많아 옷 입는 것, 친구들을 사귀는 것, 자전거의 메카니즘 등에 항상 안테나를 곤두세우고 있는 친구다. 이 친구는 그래서 신발도 여러 켤레, 헬멧도 몇 개씩 가지고 있다. 반면에 대현은 클릿슈즈를 한 번에 하나만 신는다. 한 신발을 닳을 때까지 계속 신다가, 성능이 다 하면 새로 사는 친구. 아마 이 친구가 다수의 우리에게는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좌) 째쟁이 성주는 콜렉터 기질이 다분해서, 랩에 QUOC 신발이 들어왔을 때 눈 여겨 봤었고 며칠 지나지 않아 재방문했다. '오늘은 신발이 사고 싶은 날' 이라며 한적한 낮시간에 반차를 쓰고 봄 날씨를 즐기다가 감성 충만한 기운으로 랩에 놀러와서는 신발을 샀던 걸로 기억한다.

(우) 일명 '랩에서 만들어진 남자'로 통하는 렛미대현은 이번에도 역시 미캐닉조가 '만약 대현씨가 자전거에 이어 멋진 룩을 완성하고 싶다면 깔끔한 신발을 사야할 것이고, 그건 QUOC이 될 것이다'라고 예언했다. 대현씨가 신발을 샀던 날에는 랩에 대현씨의 측근 셋 정도가 함께 방문했는데, 신발을 신자마자 모두 대현씨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었고, 한 분은 조사장에게 '사장님은 정말 큰 일을 해내신겁니다'라며 격려까지 해주었다.

우연찮게 (그리고 반절은 의도하여) 성향이 다른 둘이 같은 모델을 구입한 것이 이번 신발을 리뷰하는 것에 있어 재미있는 요소.

QUOC PHAM : Urbanite Mid - Brown


2. QUOC PHAM

영국 브랜드인 QUOC PHAM은 창립자의 이름이며, 이 사람은 현재까지도 헤드 디자이너를 맡고 있다. 아직까진 규모가 큰 브랜드라 할 순 없지만 점점 사업 확장을 하고 있고, 2016년 12월 말쯤 NIGHT라는 카본 클릿 슈즈를 런칭했다. 위의 사진처럼 씨티 라이딩에 어울리는 슈즈를 잘 만드는 걸로 마니아 층이 두텁기도 하고, 그동안 만든 신발도 클릿 사용이 가능하면서 걸을 때도 편안한 것을 위주로, 그리고 일반 신발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일반 신발보다 예쁜데, (엠티비) 클릿도 사용할 수 있다니!'
'그냥 신발 사느니, 이 신발을 사야겠다.'
'클릿 생각 없었는데, 이 신발을 신기 위해서 클릿도 사용해야겠어'

(상상속의 웅성웅성)



3. NIGHT : The Ultimate Long Distance Comfort

NIGHT는 QUOC PHAM이 만든 퍼포먼스 로드 클릿 슈즈. 그동안은 일반 신발처럼 생겼지만 엠티비 클릿을 사용할 수 있다든지, 밑창을 단단하게 해서 평페달을 쫀쫀하게 이용할 수 있다든지의 슈즈를 만들었지만 카본 밑창에 로드 클릿을 장착할 수 있게 출시한 것은 NIGHT가 처음이었다.
QUOC이 NIGHT를 만들면서 집중한 부분은, 바로 장거리, 장시간 착용에도 편안한 것. 아마 그간 해왔던 씨티 슈즈의 편안함을 장거리 로드 라이딩에 녹이면서 퍼포먼스 라인업을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4. 理想 : 성주이야기

이제 다시 성주 이야기. 성주는 끈으로 묶는 클릿 슈즈 하나 정도는 꼭 갖고 싶었다고 한다. 아마 랩에 QUOC이 들어오지 않았더라면 자신의 위시리스트에 있었던 지로 엠파이어나, 스페셜라이즈드의 서브6를 사지 않았을까.
벨크로 타입이나 다이얼 타입도 편리하고 예쁘긴 하지만, 약간 고전적인 매력이 있는 끈 슈즈도 꼭 갖고 싶었다고. 무엇보다 망설임 없이 나이트 신발을 구입한 이유는 다른 끈 타입 슈즈보다 우월하게 예뻐서였다.

신발 등에 있는 진분홍 포인트가 과하지 않으면서 위트 있고, 신발 혓바닥 부분의 반들반들한 에나멜 소재가 이 신발을 특별하게 보이도록 하는 것 같았다. 특히 나이트는 폭신한 가피가 매력인데, 내가 이것을 레이스가 아닌 데일리 슈즈로 생각했을 때 최적의 조건이었던 것이다. 페달링에 적합하도록 적당히 타이트하게 조이면, 신발 안에서 부드럽게 발을 감싸주기도 하고 걸을 때도 발이 힘들지 않게 보듬어주는 느낌이 매력이다. 


5. 오늘은 어떤 신발을 신을까?

다들 아침에 현관문을 열기 전에, 오늘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고 나오지 않나. 거래처에서 힘을 많이 쓰고 몸 쓰는 일을 많이 할 것 같은 날엔 발이 편안한 신발. 아니면 밟히고 꾸겨져도 마음 아프지 않는, 아끼지 않는 신발. 오늘은 중요한 딜을 성사시켜야 하는 날이니까 신발과 바지 사이에 보이는 양말까지 신경써서 매무새를 단정하게 할 때가 있다.
나는 자전거 가지고 나올 때도 이런 걸 조금 생각하는 편이다.

내가 뭐, 자전거 신발을 한 100족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때마다 기분 낼 수 있을 정도로 몇 개 가지고 있는거라 큰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여러 신발을 번갈아가면서 신으면, 전체적으로 느리게 마모시키는 것 같아 이것이 합리적이지 않나 생각해본다. :)

6. 現實 : 대현 이야기

한 족에 30만원대의 슈즈를 몇 족이나 구입하다니. 다른 세계 이야기 같다. 나는 단족 신사다.
이전에는 에스웍스6를 신었고, 지금은 QUOC PHAM NIGHT 하얀색을 신는다. 에스웍스6는 카본 밑창이 갈라질 때까지 열심히 신었고, 이제는 신지 않는다. 아니, 신기는 한다. 가끔 궂은 날에만.

나에겐 어느 특별한 날에 특별하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언제나 보통 이상의 컨디션을 내 줄 신발이 필요했다. 남북PR을 찍을 때도, 그란폰도에 나갈 때도, 사진에 멋진 남자로 기록될 때도 항상 베스트여야 하는 신발을 원했다. 이전에 보아 다이얼을 썼기 때문에 끈 슈즈를 전투용으로 쓸 수 있을까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

결론은, 신고 벗을 때 남들보다 20초 정도 더 드는 것 빼고는 더할나위 없이 만족한다는 것.

나도 성주씨처럼, 이것의 강점은 예쁘다는 것에 두고 있다. 그리고 현재 나에겐 모든 신발의 역할을 혼자 버텨내고 있는 나이트의 두 번째 강점 : 끈을 어떻게 묶느냐에 따라 발을 잡아주는 것이 다르다는 것이다. 오히려 보아 다이얼보다 발과 신발이 더 밀착되는 느낌이 들 때도 있고, 발이 엄청 편안하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세 번째 강점은 나이트 자체가 묘하게 낙낙한 느낌이다. 분명 딱 맞는데, 푸근한 느낌이랄까. 기록을 내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는 느껴지지 않는데, 다리에 힘 풀고 편안하게 굴릴 땐 발가락을 릴렉스 시켜주는 느낌이다. 묘하다.


7. 한 달 가까이 이 신발과 지내보니

딱히 끈 타입이 단점이라고 말하지도 못하겠다. 생각해보면 운동화도 매번 묶지 않는가. 단지 다이얼이 사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지, 끈 타입이 불편한 것 같지는 않다는 말이다. 섬세하게 발을 조절하며 묶을 수 있어서 오히려 장점으로 느껴진다.
성주씨는 QUOC PHAM NIGHT를 어느 특별한 날에만 먹는 이태리 음식, 호텔 음식같은 느낌으로 말했지만, 나에겐 밥과 김치 같은 녀석이다. :)

아- 유일한 단점이 있다. 가피가 물티슈로 쓱쓱 닦으면 지워지는 재질은 아니다. 깨끗이 신고 싶은 마음에 처음에는 한번 신으면 집에 와서 닦기도 해봤는데 잘 안 되더라. 물티슈에 중성세제 조금 묻혀서 살살 문질러야할 것 같다. 하지면 역시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차가운 물에 푹 담궈서 부드러운 솔로 닦는게 제일 좋지!


8. QUOC PHAM - NIGHT : White or Black
이젠 자세히 들여다볼까!


QUOC의 별매품인 슈즈 끈은, 블랙/화이트/핑크 3개 1세트로만 판매하며 15000원


단단한 카본 밑창



뒷굽 교체 가능



클릿 장착이 용이하도록 배려 깊은 가이드 선과 통풍 구멍




화이트 슈즈엔 검정과 분홍 끈이 기본 포함



혓바닥에도 통풍 구멍 송송



힐컵의 리플렉트 라인



검정 나이트 슈즈에는 검정과 흰색 끈이 들어있다. 위 사진의 사선 패턴의 검정 끈은 별매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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