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rs Review]Parlee Cycles | 독특한 지향점 ❷

앞선 포스트 보기 : 독특한 지향점 ❶



3. 에어로바이크를 만드는 공방은 없다.

2007년, Z4를 출시하며 처음으로 스탁 라인업을 런칭했습니다. 스탁라인업이란, 기존에 카본파이프 하나하나 수제작으로 프레임을 엮는 Z1/2/3 방식이 아닌, 모노코크 제품을 말합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제작하는 방식이 아니며, 미리 수요를 예측하여 물량을 뽑아놓기 때문에 재고를 보유하고 있게 됩니다. 그래서 스탁 라인업이라 부르죠. (거창하게 설명했지만, 이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TTi를 런칭하며, 커스텀이 가능한 (팔리) 최초의, 에어로 옵션을 선보였습니다. 이런 행보는 시작점이 비슷했던 커스텀 빌더들에게는, 사이클링의 모든 하이엔드 마니악 시장에서, 모험적이고 대담하게 보였습니다.

'에어로'라는 수식어는 프레임을 디자인할 때 매우 방해되고 성가신 요소입니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 시장을 주름잡는 일등기업들은 가볍고, 강성 좋고, 거기에 편안함까지 두루 갖춘 프레임을 추구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에어로'라는 수식어가 시장의 트렌드인 것처럼 여기저기 안 끼는 곳이 없더니 결국 모든 것을 황폐하게 만들었습니다. 너도나도 프레임에 에어로를 한두 방울씩 가미했는데, 초창기에 '에어로'로 제작한 프레임 대부분은 무겁고, 낭창거리고, 거슬리는 것 투성이었죠. 몇 년 동안 자전거 업계에서 (자본이 넉넉한) 대기업들이 꾸준하게 솔루션을 발전시키고, 몇백 억씩 윈드터널에 돈을 쏟아붓고, 수퍼컴퓨터에도 예산을 아끼지 않으면서, 내로라하는 수재들을 섭외하는 데 열을 올렸습니다. 그들이 만든 자전거가 진짜 예전보다 빨라졌는지 입증하기 위해서죠.

이렇게 거대 자본들이 움직이는 에어로 전투에 어떻게 팔리가 뛰어들 수 있었을까요? 바로- 보트입니다.
팔리에게 유체역학이란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었습니다. 쉽게 말해 유체역학이란 물체가 공기나 물을 효율적으로 이동하게 만드는 것인데, 밥팔리가 수십 년간 보트를 설계했던 경험, 바로 그 자체가 유체역학이었던 것이죠. 물을 가르는 보트 선체야말로 매우 에어로다이나믹 했으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팔리가 카본으로 보트 만드는 사람이었다는 것은 알지만, 이 사실은 모를 것입니다. 그가 팔리싸이클을 만들기도 전에, 90년대에 처음으로 자전거를 만들었는데, 그 자전거 에어로디자인이었죠" 라고 톰(Tom Rodi: 매번 나오는 팔리의 마케팅 담당)은 덧붙입니다.

또한 밥팔리는 자신이 무엇을 모르고 있는지 알 수 있을 만큼 영리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친구들 중엔 소위 '로켓과학자'라고 부르는 몇 명이 있는데, 이 친구들은 진짜 나사(NASA)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죠.

"우리는 1세대, 2세대까지 MIT와 협업했었는데, 이것 또한 굉장히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어떤 브랜드도 이보다 나은 R&D 파트너를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에어로자전거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겐 매우 위험한 장르입니다. 자신보다 더 크고 더 진화된 라이벌에 의해서 파괴될 위험이 높기 때문이죠. 막대한 투자가 없으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대목에서 타협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적당히 에어로스럽게 만들게 되는 것이죠.) 수많은 브랜드들이 자신 스스로 잡아먹히기 쉬운 먹잇감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팔리는 독보적인 전문가에 의해, 자신감으로 만들어낸 매우 날카로운 이빨을 가져서 야무지게, 하지만 몸집은 작은 물고기인 셈입니다. 아주 자신 있게 에어로 시장으로 입수했죠.




4. 로드바이크만 만드는 팔리, 엠티비는 언제부터 만들 건가요?

우리가 어떤 자전거 브랜드에 대해 정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회사는 로드만 만들어', '거기는 휠을 참 잘 만들지' 등의 한 문장 표현이 가능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죠. 팔리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팔리도 점점 장르가 다양해지면서, 단순하게 정의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카본 커스텀 프레임 빌더에서, 에어로바이크, 커스텀 페인팅, 완성차 등 다 잘하고 있어서 한 가지로만 꼽기가 어렵죠. 이들이 2016년에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수제작으로 만든 Z제로XD, 그리고 치바코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우리에게 5년 전에 나타나서는 '자네- 앞으로 당신이 제일 많이 팔게 될 자전거는 디스크브레이크일세. 쓰루액슬방식이고, 전자식 구동계가 될 것이며, 타이어는 40c를 끼게 될 거야'라고 말해준다고 해도, 우리는 헛소리라고 생각하면서 비웃었을 것입니다. 뭐- 정 그것이 사실이라 한다면, 커스텀이 가능하도록 어떤 옵션까지 만들 수는 있었겠죠. 하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제일 잘 팔리는 모델이 될 거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스탁바이크로도 만들지 않았겠죠. 하지만- 저희의 예상은 틀렸습니다. 지금 치바코가 우리 제품 중 가장 잘나가는 자전거이기 때문이죠."

치바코가 팔리 제품 중 제일 잘 팔리는 제품이라니, 그럼 40c 타이어에서 폭 2.1인치로 넘어가는 건 어렵지 않지 않나요? 이제 정말 산악자전거를 만드는 걸까요?

"절대 그럴 일 없다고 말하지는 않을게요. 안 그래도 사람들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산악자전거는 언제 만드는지' 물어보곤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산악자전거를 몇 번 만들어보기도 했구요. 판매용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재미로, 사적인 관심이 있어서 만든 것이긴 하지만요. 기술적으로 흥미가 있기도 하구요. 하지만 이것을 제대로 만들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우리는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트라이애슬론 바이크를 10년 동안 생산하고 있는데도, 이쪽 장르의 사람들은 저희를 신생업체로 보는 경우가 많거든요.
우리가 멋진 마운틴 바이크를 만들 수 있을까요? 당연하죠- 저희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걸 만든 이후에는 더 많은 것들이 수반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합니다."

많은 유럽 브랜드들, 특히 로드를 주력하는 브랜드들을 보면 '산악자전거도 만드는 로드자전거 브랜드'의 길을 걸었던 업체들이 꽤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힘든 시간을 겪었죠. 한 발을 도로에 두고, 한 발은 흙에 두려면 자전거에 있어서는 이중 시민권이 필요합니다. 같은 언어로 두 곳에 있을 수 없죠. 두 개의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팔리에는 이미 두 개의 언어를 구사하는 여러 명의 직원들이 있습니다.




5. 전기자전거도 계획이 있나요?

이번엔 한층 더 멀리 가보겠습니다. 팔리는 e바이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전기자전거는 우리가 꽤 깊이 있게 염두에 두고 있는 장르입니다. 향후 3-5년 안에 진입해야 할 곳으로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Parlee라는 회사는 무엇을 만드는지 보다 어떻게 만드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의 시작은 맞춤제작(bespoke) 로드 바이크를 만드는 순수한 빌더였습니다. 지금은 다양한 범주의 완성차를 만드는 것부터 커스텀까지 제공하고 있죠. 완전히 달라 보이겠지만 우리의 정체성이 변한 것은 아닙니다.

앞으로 10년 안에 팔리라는 이름으로 산악자전거에서, e바이크에서, 아니면 그 어떤 시장의 수요를 생산해낸다 하더라도 놀라지 마세요. 우리가 무엇을 만들든, 단언하건대 그것은 카본에서 시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완고하고 타협 없는 엔지니어들이 우리 특유의 라이딩 품질을 만들어내기 위해 상상 이상의 시간을 들일 것입니다. 그 어떤 것을 만들어낸다 하더라도 그것은 'PARLEE'입니다."






0. 도영의 알텀

이전 자전거에서 프레임만 바뀌었는데, 한강에 나가면 주목을 받는다는 도영. 잠깐 쉬고 있으면 '자전거 예쁘다'는 칭찬을 여러 차례 받았단다. 심지어는 뒤에 따라오는 라이더가 자신 때문에 속도를 못 내는 것 같아 앞지르라고 신호를 줘도 추월하지 않아, 이상하다 생각했건만, 쉼터에서 쉬고 있으니 자전거가 예뻐서 구경했던 거라고 머쓱하게 말해주기도 하고 말이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외모로 시선을 강탈해본 적이 없는데, 프레임이 바뀌니 가는 곳마다 예쁘다고 하는 통에 정신이 얼얼하단다.
종종 자전거로 출근하는데, 알텀과 함께 했던 첫날, 회사의 여성분들에게 카메라 세례를 받기도 했다고. 물론 도영이 아닌 알텀이에게 플래시가 쏟아졌단다.

게다가 미캐닉조는 이번 알텀을 만들면서, 한동안 잠자고 있던 예술가적 기질이 튀어나와버렸는지 관절케이블 아티스트로 등극. 이번 사진은 여기저기 미캐닉조의 센스가 돋보인다.


자- 그럼 천천히 감상해볼까요!




Brand | Parlee
Platform | Altum LE
Paint | Pacific Blue Effect
Frame size | S
Seatpost clamp | Parlee
Seatpost | Parlee
Saddle | Fabric Scoop Flat Carbon
Stem | Parlee
Bar | Parlee
Bartape | Fizik
Bottle cages | Parlee-Arundel Cages
Cables | Nokon Link Cables
Brakes | eeBrakes G4 El Platino Edition
Front derailleur | Sram Red 22
Rear derailleur | Sram Red 22
Crankset | Sram Red 22
Chain | Sram Red 22
Shifters | Sram Red 22
Cassette | Sram Red 22
Wheels | Bontrager Aeolus XXX 2 TLR
Tires | Bontrager R4
Pedals | Shimano Dura-Ace



Parlee Altum LE w/Bontrager Aeolus XXX 2 TLR



Parlee Altum LE w/Bontrager Aeolus XXX 2 TLR



Pacific Blue Effect



Pacific Blue Effect



Nokon Link Cables | 파랗고 하늘하늘 그라데이션



Nokon Link Cables | 파랗고 하늘하늘 그라데이션



Nokon Link Cables | 파랗고 하늘하늘 그라데이션



eeBrakes G4 El Platino Edition



Nokon Link Cables | 파랗고 하늘하늘 그라데이션



Bontrager Aeolus XXX 2 TLR




LAB306 BICYCLE
서울 마포구 독막로 126-1 1층
Desk | 02-326-0306
Hours | 11:00 - 21:00 (Sunday Closed)
Kakao | http://pf.kakao.com/_bqEau
FB, Insta | @lab306
Page | http://www.lab306.co.kr